회사에서 "퇴직연금 운용 안내" 메일이 오면 대부분 조용히 닫아요. DB인지 DC인지 물어보면 "그게 뭔데요?"라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죠. 그런데 이 세 글자는 남의 일이 아니에요. 수십 년 일해서 쌓이는 목돈이 지금 이 순간 누군가의 결정으로 굴러가고 있고, 그 "누군가"가 회사인지 나인지를 정하는 게 바로 이 제도거든요. 구조만 알면 어렵지 않아요.
DB(확정급여형)는 받을 금액이 먼저 확정돼요. 대체로 퇴직 직전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하는 방식이라, 회사가 적립금을 어떻게 운용하든 내가 받을 돈은 정해져 있어요. 운용도 책임도 회사 몫이죠. DC(확정기여형)는 반대예요. 회사가 매년 임금총액의 일정 비율(법정 기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내 계좌에 넣어주면, 그 돈을 어떤 상품으로 굴릴지는 내가 정해요. 운용 성과에 따라 최종 수령액이 달라지고, 그 결과는 내 책임이에요. 정리하면 DB는 "금액 확정·회사 운용", DC는 "납입 확정·본인 운용"이에요. 임금 상승이 가파른 시기엔 DB 구조가, 스스로 운용할 수 있다면 DC 구조가 유리해지는 식으로 서로 성격이 달라요.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회사 제도가 아니라 내 개인 계좌예요. 역할이 두 가지인데요. 첫째,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퇴직급여가 이 계좌로 들어와요. 회사를 옮겨 다녀도 퇴직금이 흩어지지 않고 한곳에 모이는 정거장인 셈이죠. 둘째, 여기에 내 돈을 추가로 넣으면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요(연금저축과 합산한 연간 한도가 있고, 한도·공제율은 세법에 따라 바뀔 수 있어요). 대신 연금 목적 계좌라서 중도에 깨면 세제 혜택을 토해내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알아두셔야 해요.
DC나 IRP인데 상품을 한 번도 고른 적이 없다면? 예전엔 그 돈이 낮은 금리의 대기성 자금으로 몇 년씩 잠자는 일이 흔했어요. 그래서 도입된 게 사전지정운용제도, 이른바 디폴트옵션이에요. 미리 지정해 둔 상품 조합으로, 일정 기간 운용 지시가 없으면 자동으로 운용되는 장치죠. DB는 회사가 운용하므로 해당이 없고, DC와 IRP 가입자가 대상이에요. 흔한 오해 두 가지를 짚을게요. 첫째, "디폴트옵션이 있으니 신경 안 써도 된다"는 건 오해예요. 어떤 위험 수준의 디폴트옵션을 지정할지는 결국 내가 고르는 것이고, 그 성과의 책임도 나에게 있어요. 둘째, "디폴트옵션은 원금이 보장된다"도 정확하지 않아요. 초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유형이 다양하고, 실적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는 유형도 있어요.
내 퇴직연금의 현재 상태는 몇 분이면 확인할 수 있어요.
출처·참고: 고용노동부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 정보 제공·교육용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