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면 용건만 확인하고 끊으시고, 명절에 마주 앉아도 대화는 금방 끊겨요. 친구네 아빠는 딸과 여행도 다니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나눈다는데, 우리 아빠는 왜 이렇게 말이 없을까 서운함이 쌓이죠. 그런데 표현이 없다는 게 마음이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아빠가 타고난 결에 따라 침묵의 이유도, 사랑이 오가는 통로도 다르거든요. 그 통로를 알면 노크할 자리도 보여요.
성장형 아빠는 뿌리처럼 일하는 사람이에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식이 스스로 자라는 걸 지켜보는 게 이 결의 방식이라, 참견을 아끼는 것이 곧 믿음의 표시죠. 기다리지 말고 먼저 요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드려 보세요. 짧은 대답 속에서도 오래 지켜봐 온 관심이 묻어나오기 쉬워요.
표현형인데 무뚝뚝하다면, 불꽃이 꺼진 게 아니라 켜질 자리를 잃은 것에 가까워요. 좋아하는 주제 앞에서 딴사람처럼 환해지던 순간이 있지 않았나요. 아빠가 밝아지는 이야깃거리를 기억해 두었다가 그 이야기로 슬며시 먼저 말을 걸어 드리면, 잦아들었던 온기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되살아나곤 해요.
안정형 아빠에게는 말없이 받쳐주는 것이 사랑의 문장이에요. 땅이 말이 없어도 늘 그 자리에 있듯, 거르지 않는 출근과 어느새 고쳐져 있는 집안 물건들이 이 결의 언어죠. 아빠 덕분에 늘 든든했다고, 그 언어를 잘 읽었다는 신호를 한마디 건네 드리면 닫혀 있던 말문이 조금씩 부드럽게 열리곤 해요.
추진형 아빠는 군더더기를 벼려낸 말을 쓰는 결이에요. 용건만 남기는 건 무심해서가 아니라, 감정을 에둘러 표현하는 길에 서툴기 때문이죠. 안부 대신 구체적인 부탁이나 상의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동안이 이 결의 아빠와 가장 가까워지는 시간이거든요.
지혜형 아빠의 침묵은 깊은 물의 고요함이에요. 말이 마음의 깊이를 다 담지 못한다고 느껴 아끼는 것일 뿐, 물밑에서는 자식의 계절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죠. 많은 말 대신 조용히 곁에 나란히 앉아 있는 시간을 늘려가면, 어느 새벽 문득 오래 고여 있던 이야기가 먼저 흘러나올 수 있어요.
무뚝뚝함을 서운함으로만 읽으면 대화는 더 멀어지기 쉬워요. 아빠의 결을 알면 그 침묵이 어떤 언어인지, 어느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지가 보여요. 아빠의 생년월일을 알고 있다면 DECA에서 타고난 결을 확인해보세요. 다음 통화에서 무엇부터 꺼낼지, 실마리가 잡힐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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