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사고 뉴스를 본 직후엔 비행이 평소보다 무섭게 느껴져요. 통계적 위험은 어제와 같은데도요. 트버스키와 카너먼은 1973년, 사람이 어떤 일의 확률을 따질 때 실제 빈도가 아니라 "사례가 얼마나 쉽게 떠오르는가"를 쓴다는 걸 보였어요 — 가용성 휴리스틱이라고 해요. 그리고 가장 쉽게 떠오르는 건 언제나 최근의, 생생한, 감정이 실린 경험이죠. 이게 투자로 오면 최신편향이 돼요. 최근 몇 달의 시장이 마음속에서 "원래 그런 것"으로 승격되는 현상이에요.
최신편향이 투자에서 위험한 건, 시장이 순환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자산군이든 잘나가는 시기와 부진한 시기가 번갈아 오는데, 최신편향은 항상 "지금 잘나가는 것"을 미래의 정답으로 보이게 만들어요. 작년 수익률 1등에 돈이 몰리는 이유죠. 문제는 이미 많이 오른 자산은 그만큼 기대가 가격에 반영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반대로 몇 년 부진했던 자산은 실제 이상으로 형편없어 보이고요. 백미러에 보이는 길로 핸들을 꺾는 셈이에요 — 지나온 길이 선명할수록, 그게 앞길이라는 착각도 강해져요.
이 행동에는 이름도 있어요 — 수익률 추격(performance chasing). 펀드 자금 흐름 연구들이 반복해서 확인한 패턴은, 돈이 "직전 성과가 좋았던 곳"으로 몰려간다는 거예요. 그 결과 투자자들이 실제로 손에 쥔 수익률이 그 펀드 자체의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돼요. 같은 상품에 있었는데도, 오른 뒤에 들어가고 내린 뒤에 나오는 타이밍 때문에 차이가 벌어지는 거죠. 시장에 오래 있었느냐보다 언제 들락거렸느냐가 성과를 깎아 먹는다는, 행동재무학의 대표적인 관찰이에요.
기억의 생생함은 조절할 수 없지만, 판단에 쓰는 데이터의 기간은 조절할 수 있어요.
최근 경험이 파고드는 틈도 기질마다 달라요.
출처·참고: Tversky & Kahneman(1973) 가용성 휴리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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