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아무도 안 만나고 쉬어야지, 하고 비워뒀는데 일요일 오후가 되면 마음이 이상하게 붕 떠요. 휴대폰을 들었다 놓았다 하고, 누구한테 연락해볼까 목록을 훑다가 그만두고, 쉬는 건지 견디는 건지 모를 시간이 흘러가요.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는 분명 혼자이고 싶었는데, 막상 혼자가 되면 내가 좀 흐려지는 느낌이 들어요. 조용한 방이 편안하지 않고 어쩐지 허전한 것. 그건 외로움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다른, 밝힐 곳을 잃은 빛의 어리둥절함이에요.
표현형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웃는 얼굴에서 자기 빛을 확인해왔어요. 그러니 아무도 없는 방에서는 내가 여전히 켜져 있는지 확신이 안 서는 게 자연스러워요. 혼자 있는 게 서툰 건 결함이 아니라, 그만큼 바깥을 밝히며 살아온 시간이 길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밤사이 잦아든 불씨는 꺼진 불이 아니에요. 겉으로는 조용해도 속에는 온기가 남아 있고, 그 온기가 있어야 다음 불이 쉽게 붙어요. 혼자의 시간은 빛이 사라지는 시간이 아니라, 불씨로 돌아가 쉬는 시간이에요.
오늘은 딱 하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일을 해봐도 돼요. 사진을 찍지 않는 산책, 공유하지 않을 저녁, 아무도 모르는 채로 지나가는 한 시간 같은 것. 처음엔 그 시간이 증발하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몰라요. 보여주지 않은 시간은 없던 시간 같으니까요. 그래도 그 한 시간의 온기는 분명히 내 안에 쌓여요. 불씨는 원래 보는 사람이 없어도 온기를 지키니까요. 누구도 못 봤지만 나는 있었던 시간이 늘어날수록, 혼자의 방이 조금씩 견디는 곳에서 쉬는 곳으로 바뀌어요. 오늘은 딱 한 시간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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