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여러 개면 대개 각각의 이자율을 정확히 몰라요. 그래서 첫 단계는 갚는 게 아니라 적는 거예요. 종이 한 장에 빚의 이름, 남은 원금, 이자율, 매달 최소 납입액을 한 줄씩 써 보세요. 신용카드 리볼빙과 현금서비스,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학자금, 할부까지 전부요. 이자율은 카드사·은행 앱의 대출 상세 화면이나 금융감독원 파인의 내 대출 조회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적고 나면 대개 놀라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 가장 큰 빚과 가장 비싼 빚이 다르다는 것. 카드 리볼빙처럼 금액은 작은데 이자율은 두 자릿수인 빚이 사실 가장 급한 빚인 경우가 많아요.
눈사태 방식은 이자율이 가장 높은 빚에 여윳돈을 전부 몰고, 나머지는 최소 납입만 하는 방식이에요. 그 빚을 다 갚으면 다음으로 이자율이 높은 빚으로 여윳돈을 옮겨요. 산수로는 이 방식이 총이자를 가장 적게 내고 가장 빨리 끝나요. 이유는 단순해요 — 연 18% 이자의 빚을 갚는 건 연 18%로 확실하게 아끼는 것과 같은데, 이만한 확실함을 주는 투자는 없거든요. 단점은 가장 비싼 빚이 큰 빚이기도 하면 첫 완료까지 오래 걸려서, 중간에 힘이 빠지기 쉽다는 점이에요.
눈덩이 방식은 이자율과 상관없이 남은 원금이 가장 작은 빚부터 끝내요. 하나가 사라지면 거기 넣던 돈을 다음 빚에 얹어 굴리는데, 이 굴러가며 커지는 모양 때문에 눈덩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산수로는 눈사태보다 이자를 조금 더 내요. 대신 몇 달 안에 빚 하나가 없어지는 경험이 생기고, 이 "끝냈다"는 감각이 다음을 이어가게 해요. 빚 상환은 산수 문제이자 몇 년짜리 지구력 문제라서, 완주하는 방식이 산수상 최선인 방식보다 결과가 좋을 때가 많아요. 두 방식의 이자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도 눈덩이를 택할 근거가 돼요.
방식과 상관없이 무너지면 안 되는 바닥이 있어요.
두 방식 중 무엇이 맞는지는 성향이 꽤 정직하게 알려 줘요. 숫자가 눈에 들어오고 큰 그림을 오래 밀고 갈 수 있는 사람은 눈사태가 편해요. 진행이 보여야 힘이 나는 사람, 시작은 잘하는데 중간에 자주 흐지부지됐던 사람은 눈덩이가 맞을 가능성이 높아요. 절충도 있어요 — 가장 작은 빚 하나를 먼저 끝내 탄력을 만든 뒤, 나머지는 이자율 순서로 가는 방식이에요. 무엇을 고르든 순서를 정한 날 자동이체까지 걸어 두면 의지력이 필요한 순간이 사라져요. 빚이 끝나면 그 자동이체를 그대로 저축으로 돌리세요. 그 돈의 흐름을 설계하는 방법은 "월급 통장 쪼개기" 편에서 이어 볼 수 있어요.
출처·참고: 참고: 금융감독원 파인(fine.fss.or.kr) 대출 조회,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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