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이 반토막 나서 50만 원이 됐어요. 다시 50% 오르면 얼마일까요. 100만 원이 아니라 75만 원이에요. 50만 원의 50%는 25만 원이니까요. 본전을 찾으려면 50만 원이 두 배, 즉 100% 올라야 해요. 손실은 큰 금액에서 시작해 깎이고, 회복은 작아진 금액에서 출발해야 해서 생기는 비대칭이에요. 이 산수는 단순하지만 직관과 어긋나서, 많은 사람이 "반 잃었으니 반 벌면 되지"라고 생각하다가 회복이 왜 이렇게 더딘지 의아해해요.
손실이 커질수록 필요한 회복률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치솟아요.
어떤 자산이 한 해 +50%, 다음 해 -50%를 반복한다고 해 볼게요. 두 해의 평균 수익률은 0%예요. 그런데 100만 원은 150만 원이 됐다가 75만 원이 돼요. 4년이면 약 56만 원까지 내려가죠. 평균은 0인데 돈은 계속 줄어요. +10%와 -10%를 반복해도 100만 원은 두 해마다 99만 원이 돼요 — 작지만 같은 방향이에요. 오르내림의 폭이 클수록 산술평균과 실제 결과(기하평균)의 차이가 벌어지는데, 이걸 변동성 끌림이라고 불러요. 같은 평균 수익률이라면 덜 흔들리는 쪽이 실제로 더 많이 남는다는 뜻이에요. 레버리지 상품을 오래 들었을 때 지수는 제자리인데 내 돈은 줄어 있는 현상도 이 산수에서 나와요.
많은 사람이 투자를 "얼마나 벌 수 있나"의 문제로 시작해요. 그런데 위 숫자들은 질문을 뒤집어요. "얼마나 잃을 수 있나"를 먼저 정해 두는 쪽이 장기 결과에 더 크게 작용해요. 20% 안쪽의 손실은 시간이 회복시켜 주는 범위지만, 50%를 넘는 손실은 몇 년치 수익을 통째로 요구하거든요. 그래서 오래 투자한 사람들이 반복해서 말하는 원칙이 있어요 — 큰 손실을 피하면 큰 수익은 시간이 만들어 준다는 것. 한 곳에 몰지 않는 분산, 감당할 수 있는 규모, 빌린 돈으로 하지 않기 같은 지루한 규칙들이 전부 이 산수를 지키기 위한 장치예요.
이 산수를 알고도 사람마다 걸리는 지점이 달라요. 추진하는 결이 강한 사람은 손실을 빨리 만회하려고 더 큰 변동성을 잡는 경향이 있고, 그럴수록 회복에 필요한 힘은 더 커져요. 안정을 중시하는 결은 반대로 작은 손실에도 전부 팔아 버려서, 회복 구간을 놓치기 쉬워요. 표현하는 결은 남들이 벌었다는 이야기에 뒤늦게 들어가 고점 근처에서 큰 손실을 맞는 경우가 잦고요. 어느 쪽이든 해법은 같아요 — 감당할 손실의 상한을 미리 숫자로 적어 두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는 것. 손실 앞에서 내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팔면 오르고 사면 내리는 이유: 손실회피" 편에서 이어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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