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현물은 1월 29일 온스당 5,602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어요. 2025년의 상승이 올해 초까지 이어진 결과였죠. 그 뒤 흐름이 바뀌어 9월 30일엔 4,17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어요. 고점에서 25% 넘게 내려온 거예요. 국내도 같아요. KRX 금시장 1g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20만3,010원에서 18만3,940원으로 9.4% 빠졌고, 한국금거래소 기준 순금 한 돈(3.75g) 살 때 가격은 80만 원대예요. 중간에 반등도 있었어요. 8월엔 한 달 새 11.9% 오르며 개인이 4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기도 했죠. 즉 "꾸준히 내린" 게 아니라 "크게 오르내리며 내린" 흐름이에요.
금은 이자도 배당도 없어요. 그래서 금을 드는 비용은 "금 대신 국채를 샀으면 받았을 이자"예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초 4.15%에서 9월 말 5.24%로 오르자 이 기회비용이 1%포인트 넘게 커졌어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리고 추가 인상까지 시사하면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금을 눌렀죠. 둘째는 달러예요. 금은 달러로 값이 매겨지니 달러가 강해지면 다른 통화 기준 금값은 비싸져 수요가 줄고, 미국 금리 상승은 달러를 강하게 만들어요. 셋째는 차익 실현이에요. 2년 가까이 오른 자산엔 이익을 확정하려는 매도가 쌓여 있었고, 금리라는 계기가 그 문을 열었어요.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금값이 한 달 새 10% 가까이 빠지는 동안 국내 상장 금 현물 ETF에는 개인 자금 약 1,300억 원이 순유입됐어요. "떨어지면 산다"는 행동이에요. 두 가지로 읽혀요. 하나는 분할 매수 — 금을 장기 보험으로 보고 쌀 때 조금씩 늘리는 합리적 행동. 다른 하나는 앵커링 — "5,600달러였던 게 4,170달러니 싸다"는 고점 기준 판단. 같은 매수라도 근거가 다르면 결과가 달라요. 전자는 더 내려도 계획대로 사고, 후자는 더 내리면 공포로 팔아요. 내가 어느 쪽인지는 "왜 샀는지"를 한 줄로 적어 보면 드러나요. 고점 기준 판단의 구조는 "내가 산 가격이라는 착각: 앵커링 효과" 편에 있어요.
금은 오래 보면 주식만큼 오르지 않아요. 대신 주식과 다른 이유로 움직이고, 위기나 인플레이션 때 가치를 지키는 경향이 있어 포트폴리오의 완충재로 쓰여요. 보험처럼요. 보험료는 평소에 수익이 낮다는 것이고, 보험금은 위기 때 다른 자산이 내릴 동안 버텨 주는 것이에요. 이 관점이면 비중이 먼저예요. 전체 자산의 몇 %를 보험으로 둘지 정하고(흔히 한 자릿수 후반에서 10% 안팎을 말하지만 정답은 없어요), 그 비중을 넘으면 팔고 모자라면 사는 리밸런싱으로 운용해요. 이렇게 하면 "지금 사도 되나"라는 질문이 "내 비중이 목표보다 낮은가"로 바뀌어요. 금의 5천 년 이야기와 그 사이 몇 번의 긴 침체는 "금의 역사" 편에, 자산을 섞는 원리는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편에 정리돼 있어요.
한쪽은 "금리가 정점을 지나면 금은 다시 오른다"고 보고, 다른 쪽은 "고금리가 길어지면 조정도 길다"고 봐요. 전문가 전망도 연초엔 4,60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상승 폭 둔화"로 바뀌었어요. 어느 쪽이 맞을지는 금리와 분쟁, 달러가 정해요.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건 전망이 아니라 비중과 규칙이에요. 사상 최고가에서 25% 내려온 지금이 "싸다"인지 "아직"인지는 사후에만 알 수 있고, 그걸 모른 채로도 괜찮은 방식이 보험 관점이에요.
출처·참고: 참고: 이데일리·한국경제·서울경제 보도(2026.8~9), KRX 금시장·한국금거래소 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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